💬 드디어, 1월에 뉴스레터 <이야기가 있는 상점>을 창간하셨어요. 축하합니다! 꽤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실현하게 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이상점>의 기획과 구성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오래전부터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문구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었고 지금도 준비 중이에요. 그 계획을 구체화하던 중에 삼년 전 성북동에 작업실을 열게 되었고 그곳에서 독서, 뜨개, 요리 같은 다양한 모임들을 진행하면서 주최하고 기획하는 일에 재미를 느꼈어요.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되는 모습들이 좋았어요. 그 연결을 확장해보고 싶은데 온라인은 어떨까? 생각했고, 그렇게 뉴스레터를 기획하게 된거에요.
💬 그럼 ‘연결’이 하나의 모티브가 된 뉴스레터군요. <이상점>에는 지금 다섯 개의 상점이 모여있어요. 이 서로서로 인터뷰도 그중 하나고요, 감사하게도 저에게 제안서를 주셨죠. 다른 상점의 주인들은 어떻게 모이게 된 건가요?
처음 뉴스레터를 기획할 때 나뭇가지 그림을 그리고 가지마다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넣어봤어요. 서로님처럼 좋아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점>과 어울릴 것 같은 분들을 만나 제안서를 드리면서 뉴스레터를 같이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어요. 그렇게 요리와 뜨개,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와 인터뷰, 소비기록에 관한 다섯 상점의 글을 엮어 지난 1월에 창간호를 냈어요. 아직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글들이지만 그 의미와 내용이 점차 확장될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또 온라인상의 상점들을 오프라인으로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고요. 사실 전부 오프라인으로의 확장이 가능한 컨텐츠를 선택한 것이기도 해요. 이를테면 반려견 이야기는 대형견 관련 굿즈를 제작하고, 뜨개 이야기는 뜨개 재료와 작품을 판매하고, 요리 이야기는 요리 클래스를 진행하거나 좋은 식재료를 소개하고, 인터뷰는 인터뷰집을 발간하고.. 그런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수 있는 콘텐츠들이지요. 뉴스레터가 언젠가는 반드시 수익도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지난 1월에 발간된 창간호에는 어떤 만족과 아쉬움이 있으셨나요?
우선은 예상보다 더 큰 성취감이 있었어요. 생각만 하던 것이 정말 만들어졌구나 싶어서 기뻤어요. 주변에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무척 감사했고요. 하지만 상점들의 원고 퀄리티는 좀 아쉽고 완성도가 부족해서 이것부터 좋아져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일단 레터가 알차고 흥미로워야 하니까요. 그래도 여지껏 완벽하게 시작하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시작도 못한 경험들이 있으니 일단은 ‘시작’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 생각해온 <이상점>의 분위기가 있고, 그에 어울리는 상점들로 꾸렸다고 하셨어요. <이상점>의 정체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정체성, 분위기, 지향점은 무엇일까요?
음.. 막상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받으니까, 제가 그걸 좀 더 뾰족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잠시 고민하다가) 우선 저는 <이상점>이 어떤 자극과 충동을 유발하는 도구가 되었으면 해요. 무엇 하나는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잖아요. 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열심히 꾸준히 좋아하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 여자의 사제끼는 법>을 쓰고 있는 상점 주인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기획자로서 다섯 상점들을 비쥬얼적으로 다듬고 더 돋보이게 하는 것도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상점들 각기 고유한 모습을 가지면서도 지향하는 방향은 제가 그려온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거에요. 이를테면 채식과 동물권,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 말이죠.
💬 정치적으로 비슷한 시각을 가진 분들이 이룬 상점이라는 뜻인가요.
네 맞아요. 물론 다양한 관심사와 시각을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다양성이라는 낱말이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존재를 배제하고 배척하는 이야기는 다양성에 포함되지 않아요. 저와 상점 주인들이 지지하고 동의하는 방향의 이야기들이 앞으로도 <이상점>에 실릴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