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가죽실이 오로지 나만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기발함에 취해서 해외에서 경제적인 가격으로 들여올 순 없을까, 궁리하던 시기에, 딱, 내가 찾던 바로, 그 색과 질감의 가죽실이 뜨개인들의 인스타에 마구마구 올라왔다.
왜 기발하다 생각하는 것들은 벌써 시중에 나와있는 건지.
왠지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예쁘긴 예쁘네 생각하면서도 사고싶진 않았다.
그렇게 잊고 지냈던 가죽실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은, 29CM에서 손바닥 두 개만 한 가죽 뜨개 가방을 12만 원에 구매했다는 친구를 만나서였다. 알리바바와 인스타그램 알고리즘 또한 꾸준히 가죽실을 상기시켜주었다. 이마저도 1년쯤 버티다가 드디어 사게되었다.
사실 가죽실은 리얼 가죽은 아니고 대부분 폴리에스터100% 제품이 많다. 네이버에서 가죽실을 검색하면 가죽공예할 때 쓰는 왁스 처리된 가죽실이 나온다. 뜨개실로 찾으려면, 레더얀, 인스턴트 레더, 코튼 레더 등으로 찾을 수 있다. 첫 가죽실은 “유나뜨개” 에서, 프리미엄 레더얀 3.5mm로 짙은 갈색과 주황색 실을 구매 했다.
유나뜨개 프리미엄 레더얀 500g 가죽실 가방 소품 2mm 3.5mm
대체로 도안을 두고 뜨개를 하는 편이 아니어서, 이번에도 실이 오자마자 포장을 풀고 한길긴뜨기를 시작했다. 실이 코튼 실처럼 부드럽게 감기기보다는 억세고 단단한 편이라, 어떤 바늘을 사용해서, 얼마만큼의 코 크기로 만들어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3.5mm 실은 10mm 바늘로 만드는 것이 제일 적당했다. 조금 더 촘촘하게 뜨려면 8~9mm도 괜찮다. |